지금은 흔히 볼 수 없지만 1970년대 클래식 자전거 앞쪽을 보면 별도의 전원 없이 불을 밝히는 전조등이 있었다. 당시 자전거 발전기라고 불리며 자전거 바퀴가 회전할 때에만 접촉해서 전기를 발생시켰다. 최근에는 캠핑 등 야외활동에서 사용하는 손전등의 불을 밝히는 핸드형 자가발전기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의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 그리고 발전기와 반대로 전기로부터 힘을 발생시키는 전동기(모터)의 작동 원리와는 어떻게 다를까?

 

발전기와 전동기는 쌍둥이?

발전기나 전동기는 거의 동일한 구조로 전자기유도현상을 이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역학적 에너지로 전기에너지를 만들거나 전기에너지로 역학적 에너지를 만드는 전후 관계에서 차이가 있다.

발전기와 전동기의 작동 원리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자기장의 형성 원리, 즉 전자기학에서의 전기와 자기 현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전기와 자기 현상은 오래전부터 알려졌지만 19세기가 되어서야 전기와 자기가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상호작용관계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1)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고 이에 따른 자기장의 방향까지 알려진 이후,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는 1821년 전동기의 원리인 전자기 회전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고 1831년 자기장의 변화가 일어나면 전류가 발생한다는 전자기 유도 법칙2)을 발표하였다. 패러데이는 전선을 고리모양으로 감은 후 그 고리에 막대자석을 넣고 빼는 실험을 하면서 그 과정에 전기가 흐른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후 U자 모양의 말굽자석 사이에 구리원판을 돌리면서 전기를 만드는 패러데이의 실험을 통해 발전기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발전기의 원리가 되었다.

발전기(發電機)는 전기를 생성하는 장치로 에너지의 형태는 변하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에너지 보존 법칙에 따라 보통 역학적 에너지, 그 중에서도 회전하는 힘으로 생성된 기계적 에너지를 이용해서 전기 에너지를 만든다. 발전기에서는 자기장의 변화가 중요하며 도선 주위에서 자석을 움직이거나 자석 주위에서 도선을 움직이는 방법 등 외부적인 힘, 역학적 에너지를 이용해 자기장을 변화시킬 때 코일 내부 자기장의 반대방향으로 생성되는 유도전류로 전기를 발생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도선 주위에 자석이나 전자석을 움직이거나 자석을 그냥 두고 도선을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한편 플레밍의 법칙3)을 이용해서 자기장이 존재하고 있는 조건에서 힘이 먼저 존재하는지, 아니면 전류가 먼저 존재하는지에 따라 전류 또는 힘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빌전기는 플레밍의 오른손 법칙을 통해 쉽게 설명된다. 전기자를 회전시킴으로 계자의 자속을 끊어 패러데이의 전자유도법칙에 의하여 전기자에 기전력을 유도하게 되는데, 이때 엄지가 유도기전력(F), 검지가 자기장의 방향(B) 그리고 중지가 전류가 흐르는 방향(I)를 나타낸다.

보통 발전기는 직류발전기와 교류발전기로 구분하는데 코일의 양 끝을 정류자에 한쪽씩 연결하고 양쪽에 브러쉬를 접촉시켜 직류 전류를 얻는다. 직사각형의 코일이 자기장 내에서 회전을 할 때 발생하는 전류는 교류지만 2조각으로 된 정류자편을 사용하면 코일이 회전하여 자리를 서로 바꾸어도 브러시는 항상 고정된 위치에서 정해진 코일과 접촉하므로 얻어지는 전류는 방향이 바뀌지 않는 직류가 되는 것이다. 반면 교류발전기는 코일의 양 끝에 슬립링을 연결시키는데 자기장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두 링이 서로 접촉하지 않은 상태로 코일을 회전 시키면 두 링은 각기 자기의 중심점을 기준으로 제자리에서 회전한다. 회전하는 두 링에 각각 브러시를 접촉시키면 기전력을 얻을 수 있다.

전동기(電動機)는 발전기와 구조는 유사하지만 작동원리는 정반대이다. 전류가 흐르는 도체를 자기장 속에 놓으면 자기장 방향에 수직한 방향으로 전자기적 힘이 발생한다는 전자기 유도 원리에 의해 작동한다. 이 때 전동기는 전기에너지로부터 발생하는 힘을 이용해 역학적 에너지로 변환시키며 모터라고도 부른다. 1831년 패러데이가 전자기유도 현상을 발견한 이후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초기의 전동기는 영구자석의 인력과 척력을 이용하여 가동부는 회전시키지 않고 요동시키는 방식이었다. 전원의 종류에 따라 직류 전동기와 교류 전동기로 분류한다. 직류전동기는 발전기와 동일하게 코일과 자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코일에 전류가 흐르게 되면 전류에 의한 자기장이 생겨서 원래의 자기장과의 상호작용으로 힘이 발생하게 된다. 직류전동기에는 코일에 흐르는 전류의 방향을 바꾸어 전동기의 회전자가 계속 회전할 수 있도록 정류자와 브러쉬가 설치되어 있는데 정류자와 브러쉬 사이에 마모 및 노이즈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교류 전동기는 동기전동기, 유도전동기, 정류자 전동기로 나누어진다. 동기전동기는 33상 권선의 고정자 권선에 3상 전류가 흐르면 회전 자계 N, S가 생긴다. 회전자극 N, S는 고정자의 회전자계에 이끌리게 되어 회전자계와 동일한 속도로 회전하게 된다. 산업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도 전동기는 단상 전원을 사용하는 단상유도 전동기와 3상전원을 사용하는 3상유도 전동기로 분류한다. 1821년 패러데이가 전동기의 원시모형을 제시한 이후 1886년 미국의 공학기술자 니콜라 테슬러가 교류에서 만들어지는 회전자기장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최초로 교류 유도전동기를 발명하였다. 유도전동기는 회전 가능한 도체 원판 위에서 자석을 회전시켜 원판을 회전시키는데 단상 유도전동기는 외부 자석을 회전시킴에 따른 도체 원통의 회전으로 동력을 만든다. 현대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3상 유도전동기는 금속원통 회전자 주위에 세가지 상의 전원을 인가하여 회전자기장을 만들어 회전자를 회전시키는 방법으로 동력을 만든다.

 

발전기와 전동기는 어떠한 형태로 활용되는가?

발전기와 전동기는 현재 우리 삶의 많은 곳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발전기의 활용 분야는 직류발전기와 교류발전기로 구분할 수 있다. 직류발전기는 전기화학공업, 축전지의 충전, 아크 용접기 등과 같이 직류 전원이 필요한 곳에서 사용된다. 교류발전기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분야로는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를 들 수 있다. 발전소에서는 대형 코일을 만들어 놓고 그 가운데에서 강한 자석을 빠른 속도로 회전시키거나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 놓고 그 가운데에서 코일을 회전시킴으로써 전기를 만든다. 이 때 코일을 돌리는데 필요한 힘, 역학적 에너지를 얻는 방법에 따라 수력, 화력, 원자력, 풍력 발전 등으로 구분된다. 한편 교류전동기는 발전기에 비해 우리 일상속에서 더욱 밀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크게 단상유도전동기와 3상유도전동기로 분야를 나눌 수 있다. 400W이하의 소형 전동기인 진공청소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세탁기 등에서는 단상유도전동기가 사용되고 공작기계나 인쇄기에서 요구되는 1kW 정도 이상부터 1kW를 넘는 분야에서는 3상유도전동기가 활용된다.

현대물리학에서 전자기력은 우주에 존재하는 네 가지의 기본적인 힘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원자 단위의 미시적인 세계에서 전자기력이 존재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은 동일한 전자기파에 의해 만들어진다. 전류의 변화에 의해서 자기장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자기장의 변화에 의해 전류가 만들어지기도 하다. 도체를 둘러싼 자기장이 변화하면 전자기장이 유도되고 전자기장의 세기는 자기장의 변화속도에 비례한다는 페러데이의 전자기 유도법칙을 이해하고 플레밍의 법칙을 활용한다면 발전기나 전동기의 작동 원리를 비롯해서 힘, 전류의 방향을 설명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1) 1820년 프랑스의 과학자 장바티스 비오와 펠릭스 사바르는 자기장이 전류의 세기, 방향, 길이에 연관 있음을 실험적으로 밝혔다. 같은 해 덴마크 과학자 한스 크리스티안 외르스테드는 전류를 흘리는 실험을 하다가 전류 주변의 나침반이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자기장의 존재를 발표하고 파리에서 증명하였다. 프랑스 물리학자 앙드레마리 앙페르는 외르스테드의 전자기장 실험을 관찰하고 몇 년간의 실험과 연구 끝에 전류가 흐르는 도선 사이에 힘이 작용하는 것을 발견하고 전류와 자기에 관하여 수학적으로 설명한 앙페르 법칙을 발표했다. 전류가 오른손의 엄지손가락 방향으로 흐를 때 자기장은 나머지 네 손가락을 말아 쥔 방향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오른나사 법칙으로 알려진다. 한편 U자 모양의 말굽자석 사이에 구리원판을 돌리면서 전기를 만드는 패러데이의 실험을 통해 발전기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발전기의 원리가 되었다.

2) 자기에서 전기가 유도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1834년 독일의 과학자 렌츠는 전자기 유도에 의해 만들어지는 전류는 자속의 변화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흐른다는 렌츠의 법칙을 발표하였다. 이는 전자기학에서 나타나는 관성의 법칙으로 이후 많은 기술들이 발명되었는데 에디슨과의 교류전쟁으로 유명한 니콜라 테슬라는 전자기 유도를 이용하여 교류 발전기를 발명하였다.

3) 플래밍의 법칙은 영국 런던대학교 교수였던 플레밍이 전기 기술의 기초를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가르치기 위하여 고안한 것으로 현상에 대한 법칙이 아닌 현상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법칙이다. 전류 · 자기장 · 도체 운동의 세 방향에 관한 법칙으로 플레밍 오른손 법칙은 자기장 속에서 도선이 움직일 때 유도되는 전류의 방향을 오른손을 이용하여 알아볼 수 있다. 반면 플레밍 왼손 법칙은 전류가 흐를 때 유도되는 힘의 방향을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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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을 지식들

·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volume 1, 승산 (2006)

· Raymond A. Serway, John W. Jewett (2009). 대학물리학 II. 대학 물리학 교재 편찬 위원회 역. 북스힐. ISBN 978-89-5526-554-5.

· 홍준의 외, “살아있는 과학 교과서 1,” 휴머니스트

· 신근섭, “Basic 고교생을 위한 물리 용어사전,” 신원문화사

· 전기설비설계, 05 동력설비설계, 교육부

· 한국전력공사 지식센터 전기알림마당, http://home.kepco.co.kr/kepco/KO/H/htmlView/KOHAHP00106.do

 

저자 최우성

한전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에서 머신러닝 기반 시스템 건전성 평가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상에 기여하는 공학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연구원이지만 기술보다는 사람을 생각한다. 시스템 건전성평가를 연구하면서 대덕 연구단지 인공지능 연구자 모임 AiFrenz 운영진으로 활동 중이다.

 

확인 문제

질문 : 발전기나 전동기는 전기장을 변화시킴으로써 전기에너지나 역학적 에너지를 만든다.

보기 : 그렇다(오답) / 아니다(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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